공용프린터앞애서 안 친한 남자동기가 발목까지 오는 롱패딩 입고 아 추워 으으 추워 머리를 흔들면서 감기몸살이 심하다고 했다 컴퓨터는 드럽게 느렸다 요며칠 매일 밤 새다가 그렇게 됐다는데 무릎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다고 했다 지하철 타서 보면 나보다 주굴해 보이는 사람은 잘 없는데 작업실에는 번데기가 수두룩하다 나는 명함도 못내밀지... 병원은 가셨으려나 다들 감기 조심하세요
좋은 기회 주셔서 너무 감사한데 졸전 끝나고 또 달려야 돼 그 생각만 하면 숨이 턱 막힌다 나도 쉬고 싶은데 지인잔치 졸전 잘 넘기고서 눈 딱 감고 팡파레 울릴랬는데(자기기만의 일종) 이젠 졸전이 문제가 아니고 그 뒤가 진짜다 나 괜찮겠지? 지금은 일단 백만 원 받아서 기분 좋은데 나중에 돈이 문제가 아니라 어쩌구 할까봐 겁이 나... 두 페어 전시 기간도 겹친다 벌써부터 두가 아프다 어떻게든 되겠지 아침에 본 거울이랑 밤에 본 거울 얼굴이 다르다 늙어 있어 웃음기 하나 없이 옛날에는 안 짓던 표정을 지어 아 으아아
옛날에 펄땡이를 눈에 얹고 다니는 걸 좋아했었는데 스틸라 냥카르마 같은 거 왜 좋아했을까 기억이 안나 일상생활에서 반짝거릴 일도 별로 없어 무대조명 햇빛 받을 때 아니면 걍 후춧가루고 눈에 들어가면 하루 종일 드글드글 거려 이 생각 왜 했느냐면 오늘 3차평가 디피해놓고 동기들이랑 밖에 벤치에 앉았는데 햇살이 아주 펄땡 한점 없는 눈두덩도 빛나겠더라 선선한 바람에 한숨 돌리면서 시원한 아이스 모카 빨면서 왠지 지금이 대학생활에서 좋았던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우린 얘기했고 한 명이 주어를 분명히 했다 지금 순간의 기분 말하는 거지 졸전하는 거 말고요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