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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생활/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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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금해제> 본 후기 : 너무 무섭다! 전시는 무서웠다. 작게는 그 유명한 *나선 계단* 에 멋모르고 들어갔다가 식은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나온 일 때문에, 크게는 내가 나선 계단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그 유명한* 나선 계단이라고 요란스럽게 써붙여 두지 않았다는 이유로 몰라볼 정도의 뻣뻣한 관조자라는 게 소름 끼치고 무서웠다. 이때껏 기념화된 모든 것에는 늘 가이드가 따라붙어 왔던 터, 내가 온 이곳이 남영동 대공분실이 아니라 민주인권기념관인 이상 얼마간은 어쩔 수 없다 치지만 안일하고 게을렀다. 누가 와서 설명해주고 떠먹여주기를 기다리는 게 습관이다. 95년생인 나는 감사하게도 87년을 가르치려는 선하고 의욕적인 선생님들을 여럿 만나 많이 배웠다. 사람이 죽었고 국가가 은폐했고 잊지 말아야 한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내가 느낀 건..
2월) 전시 보러다닌 얘기들 최근 본 전시 10개(피크닉, 국현서울, 국현과천, 서울시립, 아카이브봄, 짓거리, 루프, 연남장)의 단상들. 개념어 쓰임이 적절한지 모르겠고 창의력 바닥나서 껍데기만 빨아 재낀 소감도 고대로 썼다. 백퍼 흑역사 각인데 쪽팔림도 연습해봐야 느는 거라고 블로그를 그래서 하는 거지 뭐...뭐라는 거지 아무튼 시일 지나고도 남아있는 생각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 1/30 피크닉 재스퍼 모리슨 - 그가 디자인한 실제 제품을 실컷 볼 수 있음. 직접 써 볼 수도 있어서 좋음. - 결과물을 최대한 많이 보여주려다 보니 그의 디자인 철학을 조명하지는 못하는 느낌. 여러 제품들을 보면서 미감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은 잘 알겠고, 각 제품에 얽힌 에피소드도 재밌게 들었음. 그치만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
피크닉piknik 재스퍼 모리슨 Jasper Morrison <THINGNESS> 입장료 15000원결론: 재스퍼 모리슨 의자 앉아보면 진짜 편하다. 간단하게 사진만 정리 스케치 괴발개발 같지만 투시 딱딱 맞음 바젤 체어. 그간 만들던 목재인 의자가 가정용으론 괜찮지만 카페나 레스토랑에는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작정하고 만든 카페용 의자. 똑같은 건 아니고 요 비슷한 재스퍼 모리슨 의자를 피크닉 카페에서도 쓴다. 등판과 엉덩이 부분에 플라스틱을 사용했는데 디자이너 피셜 사람들은 나무에 칠한 줄 안다고...개이득? 안내문에 요 부분 짜맞추기 마감이 기술의 집약체라고 되어 있음. 디피는 저 부분이 잘 안보이는 각도임. 근데 자세히 보면 짜맞춘 건지 모르겠을 정도로 조금의 오차도 없이 꽈악 물려 있다. 너무 비현실적이라 페이크 같음. 에어 체어보통 플라스틱 의자는 등판 상판을 만들고 다리를..
므찐 곳: 비트라 캠퍼스 Vitra Campus 어제 프푸에서 오는 기차 안 군것질거리로 시작...리들에서 Physalis 꽈리 같은 걸 사먹었다. 어떤 알은 금귤처럼 새콤달콤하고 어떤 알은 파프리카처럼 뭔가 고추 같은 맛이다. 비트라 캠퍼스는 독일 남쪽 끄트머리 바일 암 라인에 있다. 이날 숙소는 스위스 루체른이라 일찍 조식 먹고 남쪽으로 갔다. 비트라 쇼룸은 아빠랑 혜나도 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갔다. 네비 찍는데 주소가 찰스 임스 스트라쎄여서 오 했다.주차장은 알바로 시자 프롬나드!므찐 것... 바깥 풍경이 깡패다. 병났는지 링거 맞고 있는 몬스테라. 자랑하고 싶은 멋진 공간이다. 근데 사진 찍어온 거 보고 다시 느끼는 거지만 내 특징은 물욕하고 연관된 곳에서 항상 재미가 없어... 건물은 헤르조그 & 드 뫼롱 작품. 집같이 생긴 매스 단면이 특..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 Jüdisches Museum Berlin 드디어 왔다! 그 유우명한 다니엘 리베스킨트 유대인 박물관! 짐 쌀 때 아이젠만 책 찢어서 베를린까지 들고 왔다. 2년 전 아르스 할 때 아무리 읽어도 뭔 말인지 모르겠었다. 실물을 보고 다시 읽으면 이해가 될까 해서. 결론은 아니오ㅋ 아직도 모르겠음. 근데 그 때 느꼈던 좌절감이 인상적이라서 기어이 보러 오게까지 된 것 같다. 실제로 보니까 진짜 미쳤다. 사람을 막 들었다 놨다 한다. 새삼 공간의 힘이 이런 거구나를 느꼈다. 젤 눈에 띄는 건 외벽의 균열이다. 아이젠만이 헐레이션이라고 하면서 틈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내부에서 보면 밝은 빛이 눈에 잔상으로 남아서 지표적 건축 뭐뭐.... 책 읽을 땐 아 그렇겠다, 했었다. 막상 와 보니 균열이 많은 2,3층은 사무실이라서 못 들어갔다. 내가 접근 가능한..
문화역서울284 <개성공단> 문화역서울284 2018. 7. 6 ~ 9. 2. 첫인상: 현수막 컬러 나이스! 전시 디자인은 일상의실천 www.everyday-practice.com/ 개성공단 근로자 작업복 컨셉의 현수막. 실물이 더 예쁘다. 근데 저 정갈한 원버튼의 컬러 재킷 왜 ㄹ혜가 생각나는것이지이거 멋짐. 인터스트리얼한 게 개성'공단'스러워서 설득력 있기도 한데 그 전에 그냥 저 프레임이 조형적이고 멋짐.탁아소 보모 인원은 63명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시시콜콜한 수치를 제시해서 재밌음. 다만 유리 단면이 손 베일 것처럼 생겨서 무서웠다. 특이하게 상판이 기울어져 있다. 쭉쭉 보다보니 눈앞에 있던 신문들이 무릎께로 훅 내려가 있어서 띠용 했음. 개성공단 생산품으로 작업하는 양아치 작가. 30분 차이나는 시계는 이번에 맞춘 남북한..
국립현대미술관 <당신은 몰랐던 이야기 How Little You Know About Me> 전에는 전시실 1,2에서 올해의 작가상, 3,4에서 종이와 콘크리트 이렇게 두 전시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합쳐서 두 배 규모로 하고 있다. 어쩐지 봐도 봐도 끝이 안 나더라. 오늘 꼼꼼히 보려고 했는데 입장해서 2전시실 반쯤 보니까 문 닫을 시간 되어버림. 게다가 전시종료가 모레다... 4월 7일 오픈이었는데 학기중에 좀 올걸.다른 전시보다 벽에 설명이 자세하게 많이 써 있다. 소책자에 써 있는 것과 같은 글이다. 처음에 전시가 쉽다고 느꼈던 것도 무의식중에 설명을 읽어버린 탓인듯. 그나저나 저 노란색 도형, ASMA? 로 추정되는 알파벳이 무슨 약자인지 모르겠다. 옆에 있는 직원 분들께 물어도 아무도 모른다. 마크 살바투스 2015, 비디오, 작가소장문이 열리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전부 열리고 나면 닫..
국립민속박물관 <세대를 넘어 수제화 장인> 국립민속박물관 18. 6. 20. ~ 18. 10. 15.입장료 무료 아이덴티티는 오려낸 가죽 컨셉으로 한 듯. 레터링도 신발 느낌이 확 난다. 예쁜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말인지는 잘 알겠다. '근현대 직업인 생애사' 사업 일환으로, 을지로에서 80년째 신발을 만든 송림수제화가 전시 주제다. 같이 간 울 아빠는 알던데 나는 생전 처음 들어봤다. 동선을 따라서 연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누가 봐도 신발가게인 파티션1930 코리아 어퍼 미들 클래스 개 힙해 고객으로부터 감사 편지까지 받을 정도면 대단한 가게인 것 같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내용이 감사하단 얘기 아닌뎈ㅋㅋㅋ 꾹꾹 눌러 쓴 정성 손편지인 건 맞다. 전시장 벽을 따라 움직이는 동선. 가운데는 신발 공장처럼 꾸며져 제조 공정을 보여준다. 자세히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