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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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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 디자이너반 합격 후기 2 ) 면접썰 2021년 SBI 서울출판예비학교 디자이너반 면접 질문, 면접 복장, 면접준비 꿀팁 ! 운 좋게 합격해서 이런 후기를 쓸 수 있는 게 너무 좋다. 뭘 잘해서 붙었는지 모른다는 게 함정이지만 SBI 디자이너반에 관한 건 이런 뻘글조차 검색이 안 되는 것이 현실이므로,,, 이렇게나마 닝겐의 온기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게 이 글의 의미인 것이다... ※개인적인 경험담입니다. 매년 다를 수 있으니 참고만 해주세요! 서류, 포트폴리오 준비 과정은 1편에 ↓ SBI 디자이너반 합격 후기 1 )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 면접날 뭘 입고 갔나요? 짙은 녹색 브이넥 셔츠에 슬랙스 입었습니다. SBI는 면접날 뭘 입고 가야하는지부터 시험에 들게 하였으니. 디자이너는 면접 복장도 감각적으로 입어야 할 것 같아서 왠지 더 ..
SBI 디자이너반 합격 후기 1 )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연초부터 준비하던 서울북인스티튜트(SBI) 출판디자이너 채용예정자과정에 최종 합격했다. 서류까진 괜찮았으나 면접을 폭망해서 떨어지겠거니 했는데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이 떡하니 있다. 웬일이냐... 준비할 때 정보가 너무 없어서 막막했다. 합격만 하면 포폴이고 자소서고 만천하에 뿌리리라 벼르고 있었다. 막상 뿌리려고 보니 안에 개인정보가 너무 많다. 까딱하면 고소감이다. 뽑는 인원도 열 명 남짓이라 온라인에서 잘난 척 오지게 했다가는 개강하자마자 흑역사 될 것,,, 근데 나레기 블로그에 셀털하는 거 하루이틀 일이 아닌데 이제 와서? 각설하고 준비 과정 자세히 적어둘 테니 SBI 디자이너반에 관심 있는 누구한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운 좋게 아빠 지인 분께서 다리를 놔 주셔서 작년 합격자 분과 ..
(자취썰) 내게 유해한 사람 is 건물주 아주머니...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던 때 얘기다. 막학기 때 에타에다 썼던 글이 스크린샷 폴더에 있어서 기억났다. 뭇 자취러들의 동정어린 댓글을 많이 받았다. 그 글을 썼을 시점에는 화가 나 있었다. 친구가 자기 사는 원룸 집주인 욕을 실컷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살던 그 집이었기 때문이다. 나한테만 그런 게 아니었어! 더이상의 피해자가 나오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글을 썼다. 원룸 초성을 깠더니 댓글에 그 집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했다. 역시 그 집, 이상하긴 이상했다. 특히 그 아줌마. 돌이켜보면 그는 나를 예뻐했지만 나는 그 집주인 때문에 자주 불편했다. 첫 번째. 관리비 사건. 계약할 때 '쓰는 만큼 나와요'였던 그 집은 난방이 중앙제어였다. 바닥 난방 스위..
내 청춘의 반을 함께한 추 억이 있어 너와 나 우리 함께 소.. 그렇다 내가 새내기 헌내기 3학년 1학기까지를 영혼까지 털었던 그 동아리 (*주의: 라떼 파티) 진짜 새내기땐 선배들한테 칭찬 한 마디 들으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노래하면 착착 반주가 들어오고 화음이 맞는 것도 신기했다. 그땐 몰랐다 그게 다 기깔나게 피아노치는 수진언니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는 걸. 진짜..당연한 줄 알았지. (젤 의미없는 말인데 이 글의 주제임) 헌내기 되자마자 내가 그 역할을 해야 하는데 못 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그 자릴 대신했다. 난 노래도 악기도 딱 나 재밌을 만큼밖에 못함. 뾰족히 할 줄 아는 건 없으나 아무튼 동아리의 의미 있는 구성원이 되고 싶어서 무척 열심히 했었다. 잠깐은 그 자리에 있어본 것도 같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
합리적 인간은 칭찬을 3초 안에 잊는다. 중년의 수학 선생은 먹구름처럼 담배 쩐내를 몰고 다녔다. 맨 앞줄 애가 인상을 찌푸리며 코를 막았다. 선생은 못 본 체했다. 이따금씩 가래가 잔뜩 낀 목소리로 허공에 외쳤다. "조용히 해, 조용히 해." 선생과 우리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은 이게 전부였다. 그마저도 애들은 거의 무시했다. 어수선히 떠들거나 자거나 PMP를 만지작거렸다. 선생은 알고도 화내지 않았다. 기계적으로 우릴 조용히 시킬 뿐이었다. 그걸로 당신이 할 일을 다했다는 듯이. 남은 시간 동안에는, 신기하게 그 선생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우리를 무시했다. 책에 고개를 처박고 연습문제만 주야장천 풀어 대는 게 그거였다. 떠들든지 말든지 듣든지 말든지. 선생은 선생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서로를 보이콧하는 시간이 계속됐다. 거기까진 뭐 괜찮다. 그런데..
불량 포크 포크에 겹겹이 찍은 양상추를 한 입 가득 씹은 바로 그때였다. 부정교합인 사람하고 키스하는 느낌이 났다. 자세히 보니 포크의 다리 네 갈래 중에 하나가 살짝 찌그러져 있었다. 겉보기에는 멀쩡했다. 입에 넣으면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모양으로 삐뚤빼뚤하다. 남의 치열을 처음 건드려봤을 때도 그랬다. 아무튼 내 혓바닥은 주위에 내 치아들이 둘러앉아 있을 때만 둥그렇고 편안하다. 자리에서 일어나 새 포크를 가져왔다. 샐러드를 목구멍으로 씹어 삼킨다. 어제 새벽에 룸메이트하고 했던 얘기를 반추한다. 웃기고 미안하고 후회스러운 얼굴들을 떠올린다. 저 포크처럼 키스한 게 누구였더라. 모르겠다. 밥맛 떨어지게 이런 생각을 왜 하지. 별 게 다 트리거 노릇을 하네. 기숙사에 사는 일의 특이한 점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
조용하지만 답답하지 않아요 3년 전, 한 중국인 친구 손에 이끌려 교직원 친목 요가 모임에 나가게 되었다. 하얼빈에서 온 그 친구는 3개 국어 가능자로, 어학원에서 오랫동안 근로학생을 했었다. 그러다 교직원 샘들과 친해져서 자연스럽게 그 모임에 끼게 됐다고 했다. 들어 보니 요가매트만 준비해 오면 공짜로 강습해 준다는 것 같았다. 그래? 완전 좋지! 얼렁뚱땅 소개 멘트도 준비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교직원은 아니고요, 자취방을 못 빼서 어영부영 학교 앞에 살던 휴학생인데요, 공짜를 아주 사랑하는 휴학생입니다! 수업은 엄숙한 분위기였다. 사람들은 말없이 동작에 집중했다. 루틴이 끝나니 바람처럼 사라졌다. 요가매트를 정리하고 나올 때에야 인사할 타이밍이 온 듯했으나, 준비한 자기소개는 영 과하네. 다른 멘트를 고민스레 고르고 있었다...
최종발표 PPT 마지막 페이지 보통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내 지인들도 거의 좋아하기 마련인데 딱 하나 아닌 게 있다면 벌레다. (아 99%카카오 초콜릿도...) 곤충 덕후. 현실 지인 중에는 좀처럼 안 겹치는 캐릭터다. 초딩 땐 반 친구 여섯이서 곤충탐사 팸도 했었는데 초졸 이후로 다 손절했는지 나만 별종 됐다. 생활 곤충 얘기를 종종 써 봐야겠다. 오늘의 주제는 대학생활의 덕업일치 성공담과 폭망담. 대학 와서 곤충을 주제로 발표했던 적이 두 번 있었다. 하나는 이라는 조형대 교양. 중간기말 없이 한 학기 자유주제로 작업하는 과목이다. 나는 일상에서 만나는 곤충을 관찰하는 걸 하겠다고 했다. 관찰하고 사진 찍어두는 거야 누가 안 시켜도 늘 하던 습관이고 곤충 동정은 실상 기계적인 구글링 노동. 근데 교수님 눈엔 뭔가 창의적인 주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