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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생활/전시

베를린 유대인 박물관 Jüdisches Museum Berlin

드디어 왔다! 그 유우명한 다니엘 리베스킨트 유대인 박물관! 

짐 쌀 때 아이젠만 책 찢어서 베를린까지 들고 왔다. 2년 전 아르스 할 때 아무리 읽어도 뭔 말인지 모르겠었다. 실물을 보고 다시 읽으면 이해가 될까 해서. 결론은 아니오ㅋ 아직도 모르겠음. 근데 그 때 느꼈던 좌절감이 인상적이라서 기어이 보러 오게까지 된 것 같다. 실제로 보니까 진짜 미쳤다. 사람을 막 들었다 놨다 한다. 새삼 공간의 힘이 이런 거구나를 느꼈다. 

젤 눈에 띄는 건 외벽의 균열이다. 아이젠만이 헐레이션이라고 하면서 틈 사이로 들어오는 빛을 내부에서 보면 밝은 빛이 눈에 잔상으로 남아서 지표적 건축 뭐뭐.... 책 읽을 땐 아 그렇겠다, 했었다. 막상 와 보니 균열이 많은 2,3층은 사무실이라서 못 들어갔다. 내가 접근 가능한 공간에서는 전혀 그 효과가 인상적이지 않았다. 별로 눈부시지 않다. 창 밖 풍경도 무리없이 잘 보인다. 밖에 애들이 깔깔거리면서 지나가던가 하면 건물 내부 분위기하고 아주 대조적으로 느껴지던 게 더 기억에 남는다. 

메모리 오브 보이드. 공부하고 간 것하고 실제가 너무 달라서 충격이었다. 작품명도 Fallen Leaves인가 그래서 낙엽 느낌의 무른 금속판으로 만들었을 거라고 막연히 상상했었다. 소리도 낙엽 밟은 사부작소리 예상했는데 전혀 아니라서 당황스러웠다.

엄청 두껍고 무겁고 투박하다. 걸음 딛을 때마다 불규칙하게 쌓인 얼굴이 미끄러지면서 진짜 크게 쾅 소리가 난다. 넘어지거나 베일까봐 발 내딛기가 겁났다. 관람객이 여럿 올라가니까 보이드가 굉음으로 가득 찼다. 서로 말소리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귀가 울린다. 직관적으로 불안하고 무섭다. 너무 잘 만들었다.


Garden of Exile

~at your own risk라는 표현을 이후로 독일 미술관 여기저기서 봤다. 이 공간은 수평수직이 전부 비틀려 있어서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작품이 좀 위험하니까 각오하고 오란 말을 우리나라선 뭐라고 했더라.

바로 선 건물과 함께 보면 더 이상함


Mischa Kuball 작가의 <res·o·nant> 전시

resonant 사전 뒤져 보니 공명이란 뜻이었다. 움직이는 조명과 거울로 건물 구석구석에 빛을 비추는 작품이다. 이 보이드는 리베스킨트가 유대인의 물리적 부재를 형상화해서 만든 공간이다. 저 cctv 같은 라이트가 천천히 회전하면서 지나던 관람객 몸에 빛이 닿으면 건축물과 살갗이 공명하고, 보이드의 살아있는 한 부분이 된다는 의미라고 써 있다.

예각 모서리가 많은 건물 특성을 잘 이용했다. 설치물 자체는 느리고 단조롭게 움직이는데도 투사된 빛과 공간이 다이내믹하게 변한다. 너무 휙휙 바뀌어서 셔터찬스 잡기가 어려웠다. 사진으로 보니까 별루다.


Holocaust Tower

문도 사선이다. 엄청 무겁다.

너무 고요해서 숨이 턱 막힌다. 타워는 아니고 천장이 높은 보이드다. 깊은 구덩이에 빠진 느낌이다. 사다리가 키보다 훨씬 높은 지점부터 시작해서 더 탈출할 수 없을 것 같이 절망적이다. 시불 무서워 울컥... 한참 가만히 서 있었다. 

구석구석 빛

옥의티. 여기까지 리베스킨트가 지은 빌딩이다. 구 빌딩에서는 웰컴 투 예루살렘이라는 전시 중이었다.

건물을 보고 싶었던 거라 전시는 아오안이었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