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7월 목표 리뷰와 8월의 다짐

문득 폰앨범에 내가 모르는 이 사진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며칠전 퇴근하다 날씨가 넘 좋아서 사진을 찍었는데 햇살 땜시 액정이 하나도 안보였다. 풍경 엄청났네...

7월 목표는 버스탈 때 내릴 때 인사 잘하기였다. 우리 동네 좋은 동네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별 거 아니어도 인사 오가면 분위기가 좋아지자너.

목표 세우면서 고기 안먹기(6월목표)보단 쉽겠지?! 이랗게 썼는데 바로 이튿날부터 주둥이의 경솔함을 후회. 탈 때는 간단하다. 근데 1+1처럼 끼워넣은 "내릴 때 인사하기"가 쉽지 않았다. 뒷문이랑 운전석이 꽤 멀고 기사님과 나 사이에 다른 승객들이 꽉 차 있어서 인사가 가 닿지를 않는다. 타이밍도 고민된다. 인사를 언제 하지? 카드 삑 찍고 나서? 뒷문 계단 몇발짝 내려갈 때? 버스 문 닫기 직전에? 생각만 너무 많은지 뚝딱거리게 되고 기껏 고민해서 했는데 문 탁 닫히고 쌩하니 떠나면 왠지 마상이다... 쩝 그래도 하긴 했는데, 마치 냉동실 문 열자마자 와르르 쏟아진 물건을 도로 우겨 넣는 것처럼 버스 안에다 고맙습니다를 대충 집어넣고 튀는 느낌이라 영 찝찝했다. 며칠 하다 도저히 못하겠다 싶어 사람들이 전부다 내리는 정류장(나도 원랜 거기서 내린다)을 일부러 하나 지나치고 한산할 때 내리기로 타협했다. 출근 전 맨날 들르던 카페를 안 가게 되어서 지출이 줄었다.

동기는 ㅈㄴ 지역주의에서 비롯되었지만 딴 동네 가서 버스 탈 때도 마찬가지로 했다. 버스 차종에 따라서도 난이도가 천차만별이다. 앞문으로 타고 내리는 빨간 광역버스, 작은 학원차만한 마을버스는 인사를 안 하기가 더 어색하다. 손님들 다 곤히 자고 있는 광역버스는 소심하게, 서울 파란 버스는 저상이라 내리기 쉬워 여유롭게 한다.

만날 타는 078은 기사님 얼굴을 외웠다. 인사하고 내리면 "네에 감사합니다~! 좋은하루되세어~~!" 해 주시는 캐릭터 찐한 하이텐션 기사님은 언젠가 내가 회사 건물서 막 나왔는데 버스가 정류장에서 막 떠나길래 내적 눈물 흘리며 우두커니 서 있었더니 내 앞에서 버스 세워 주셔서 사랑과 용기를 얻었다.

정신없는 중에 8월로 넘어가버렸는데 이번달 목표는 뭐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