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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의 선배들은 건방져졌나

선생님께서 첫 수업날 우리에게 당부하셨다.

"입사하고 3년 동안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세요. 그래야 선배들한테 일을 배울 수 있어요. SBI 출신들이 똑똑하긴 한데 건방지다는 평판이 있어요. 자기가 많이 배웠다고, 회사 가서 아는 척 하다가는 선배들이 알려주려던 것도 안 알려줄 거예요. 그럼 자기 손해예요. 아는 것도 모른다고 해. 알겠죠?"

건방이요...?🤭

윗 기수 분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취직을 갈망하는 청년 백수 아니었나? 여기 나름 시험 보고 들어온 거긴 하지만 쌩신입이 뭐 내세울 게 있다고...? 그토록 바라던 취업 후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들은 건방져졌는가?

라고 첫날엔 당혹스러웠으나 이제는 뭔 말인지 알겠다.

내 미래. 백퍼 건방져진다. 이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백퍼 천퍼 만퍼센트다. 왜냐하면 출판학교에서 너무 융숭한 대접을 받았기 때문임. 무료로 고급 기술 전수해주면서 성실해달라는 것 외에 별다른 요구가 없다니 말도 안되게 특수한 조직이다.

출판학교가 선물한 효능감과 패기 고스란히 들고 필드에 나갔다가, 한끗 차이로 건방진 신입 되기 딱이다. 뭘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니라 예의 바르고 일 잘하는 신입으로 자리잡는 데 최선을 다해도, 누군가의 눈에는 그렇게 비칠 거 같다. 촉촉한 사랑의 온실에서 지내던 사람이 건조한 바깥에 나가면 똑같이 웃어도 왠지 입꼬리가 당길테니. 들키지 말아야지.

더군다나 20대 후반 백수들은 일반적으로 고된 취준 기간동안 뼈에 '겸손'을 새겼을 것이며 을질 최적화된 인재로 스스로를 단련해왔을텐데. 내가 여기 오기 전에 만나거나 전해들은 SBI 출신들의 인상(초롱초롱한 눈동자에 당차고 반짝거리는 사람들)과 일반적인 동년배들의 이미지는 너무 달라. 이런 게 '건방지다'는 오해와 멀지 않을 거 같다. 한국사회 말해 뭐해.

한 달째 다니니까 이 온실 생활에 익숙해지려고 한다. 여기가 디폴트가 되어버리면 나중에 너무 힘들 것 같아 조심해야겠다. 내가 밖에서 어떤 대접을 받았었는지 잊지 말고. 말로는 과제하기 힘들다 학교 가기 싫다 궁시렁대는데. 다 호강에 겨워서 요강에 똥싸는 소리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지만 이 특별함에는 적응하지 않고 본능을 거슬러 보갓어.

이렇게 챙겨 주시는데 어떠케 안 건방져질수가 있겠어,,,😇

아 맞다 그리고
본인 회사에서 인디자인 전혀 못하던 생초짜 시절
네이버 써치하다 진짜 정리 잘 되어있는 쌉고수 블로그를 발견하고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http://blog.naver.com/midorisoo

여기 선생님이시네...?
샐짝 소름끼쳤다... 책에 편지까지 써서 선물해 주신거 실화입니까,,, 🥰감사해요

무튼 결제하고 봐야할 것 같은 고퀄 정보를 공짜로 뿌려주는 사람은 누굴까 왜 그런 수고를 하는지 궁금했는데
수업중에 얘기해 주셨다.
뭐였냐면... 나중에 알랴드림 ...

SBI 디자이너반에서 뭐 배우는지 살짝 엿보시랴면
채움북스 블로그 정주행하십셔...
툴만 배우는 건 아니지만 툴 배우면 뭘 배우는지...
입학준비할 때 나는 궁금했었기 때문에,,, 허허
디자이너 유머도 준비되어 있읍니다... 춪천.... 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