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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에 대한 평

1. 랑종을 볼지 안 볼지 모르겠는데 벌써 관음증적이네, 동물/여성한테 가학적이네 하는 평이 들린다. 웃긴 건 한 명이 그렇게 얘기하면 열 명이 몰려와서 그럼 남자가 죽으면 괜찮겠냐, 영화는 영화로 보라며 메타 한줄평을 함.

랑종을 좋아하는 사람 : 정상
랑종을 싫어하는 사람 : 정상
감상에 옳고 그름 따지는 사람 : 비정상


2. 영화를 영화로 보라(예술을 예술로 보라)는 말은 그 분야가 업이거나 하여튼 진지한 사람한테만 해당되는 주문인 것 같다. 작품에서 '나'를 발라내는 거 보통 일이 아니니까. 재밌자고 보는 관객 입장에선 심기 건드리면 그냥 안 보게 된다. 영화를 영화로 봐 달라는 요구는 머글한텐 선 넘는 말임. 품이 드는 일을 시키려거든 돈을 주든가.

3.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 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는 일에 냉담하고 무성의해지는 나를 볼 때 '늙었군' 하는 생각이 든다. 싫어도 꾸역꾸역 하긴 한다. 근데 더 늙으면 하는 척도 안 하겠지. 더더 늙으면 상대가 불쾌할 만큼 하기 싫음을 말과 행동으로 팍팍 티 내겠지. 그때쯤이면 내가 이 나이에 예의 차리게 생겼냐~! 하면서 연배 휘두르고 다닐지 모름. 그러기 전에 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