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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크랩 사건(랑종 스포 주의)

내가 주위 사람들한테 여러 번 말하고 다닌 예의 <킹크랩 사건>이라는 게 있다.
어제 랑종 봤는데 비슷한 장면이 나와서 흐읍 했다.

초등학교 때였다. 이모 생일이라서 할머니댁에 갔더니
누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커다란 활 킹크랩 한마리를 사 왔다.
할머니는 곰솥에 물을 끓이고 버둥대는 킹크랩을 집어넣었다.
겨우 뚜껑을 덮었는데
뚜껑이 자꾸 들썩거렸다...
할머니가 와서 꾹 눌렀다.

너무 불쌍하자너...
이 일 이후로 게를 안 먹는다.

고백하자면 '모든 생명의 무게는 같다'는 고리땡적 생각을 아직도 인생 신조로 삼고 있는 나로서는
<랑종>에 나오는 비슷한 장면이 그 정도로 혐오스러운가 솔직히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같은 방법으로 동물 먹잖아요 뭘 새삼스럽게...

이 말이 강아지는 불쌍하고 소돼지는 맛있냐며 조롱하는 인간들하고 별반 차이 없이 들릴 거 아는데
저는 번거롭게 비건 하고 근 7년간 모기도 안잡았으니까 소명했다 치고 한번 말해 봤습니다.
재수 없죠...죄송합니다...

아니..
저희 망꽁치만은 건드리지 마세욧...!

사실은 동물학대 이슈 있는걸 알고 봐서 딴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거였을테다.
영화 보기 전에 너무 많은 호들갑을 봐버려서 그런가
마음의 준비 하고 갔더니 별거 없었다.
하지만 개연성 없이 윽박지르면 쫄지 않는 편...
그래서 살짝 졸렸고
7000원 주고 봐서 망정이지 정가 줬으면 아까웠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