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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하려다가 망한다


평소 우울한 게 별로 없는 자칭 럭키 걸
오죽하면 스무살 때 만나던 남친 군대 갔을 때가
지금까지도 인생에서 가장 우울했던 때였다. 뭐가 구체적으로 슬펐는진 모르겠는데 수도꼭지처럼 울었던 것은 기억난다.

훌쩍거리고 있으면 선배들이
힘들지? 원래 다들 헤어지더라, 너네도 아마 ㅋ 힘들면 관둬~
이렇게 얘길 하고 갔다.
그땐 너무너무 힘들었어서 그런 말도 다 악담 같았는데
집에 가서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다.
군대 기다려줘야 한다고 강요한 사람 아무도 없고
말대로 정 힘들면 관두면 되는 거란 말이지...

짜증나지만 뭐
곱씹을수록 힘이 나더라는 이야기,,,
그래서 어떻게 됐냐구요? 아니나다를까 청승 떨다 헤어졌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그때 쓸데없이 세상 짐 다 짊어진 양 호들갑떨지만 않았어도 잘 지냈을지 몰라여 웅앵

라는 생각을
뜬금없이 해보았는데요...
역시나 너무 잘하려다가 망한다는 건 진리입니다.
진짜 저 <너무 잘하려다가 망한다> 이 말 타투 할까봐요...
<언제부터 그렇게 잘했다고> 이거하고 세트로 왼쪽 오른쪽 머시기에 하면 좋을 것 같네요.

아무튼 부담과 재미 반반으로 무리하는 날이 하루 걸러 하룬데
욕심은 끝이 없고 체력은 끝이 있어서 참 그래요 저 말고도다들 힘드실거라 생각합니다
손털고 내일을 기약하는 게 참 어렵죠
자려고 누우면 왜 나는 이것밖에 못하나 자괴감이 밀려오실 거예요
선생님께서는 좋은 레퍼런스 찾을 줄 알면 해올 수도 있는 거라는데(말잇못) 어떻게 그래...
시간은 시간대로 쏟았는데 해놓은 게 마뜩찮고 그냥 내가 나인 게 너무 극혐입니다
작업의 가치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그래도 성의는 보였다...'인데 쉬불 겨우 그 말을 하려고 내가 이 밤까지 고생을 했나 싶고
체력은 바닥나서 중심도 잃고 목소리도 잃고
나 자신도 무슨 생각으로 이것을 만들었는지 모르게 되어버린 채 뒤죽박죽인 새벽을 맞이하구요...
그러다가 2시간 자고 학교 가야 하는게 스비 생활의 현실.
그렇습니다...

잊지 맙시다.
언제부터 그렇게 잘했다고!
잘하려고 해봤자 어차피 못해욥!

너무 잘하지 맙시다.
너무 잘할 수 있어도 반씩 나눠서 오늘 내일 이틀간 분산 잘합시다.
어차피 오늘의 마스터피스는 내일이면 다 넘어야 할 산일 뿐!

죄송하지만 제가 지금 교수님을 실망시키는 것은
다음 주에 칭찬받기 위한 전략적... 판다ㄴ...
...라구욧!

-주먹 꽉쥔 청년백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