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님들 다들 무슨 요일이 젤 싫으신지... 저는 목요일이 아득하게 싫은데요 그래서 수요일 밤부터 슬슬 기력이 딸리고 화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하루 일과를 적는데 진절머리가 나~!
AM 6:00
일어난다. 폰을 확인하고 씻고 고양이 밥 준다.
AM 6:30
컴퓨터 앞에 앉아 부업 시작. 에어컨을 제습으로 틀어놓고 제멋대로 젖은 머리가 마르게 내버려둔다.
AM 8:15
출근시간은 아직 멀었지만 일찌감치 집을 나섬. 8시 30분에 오픈하는 회사 근처 카페로 간다. 내가 거의 첫 손님이다. 보통은 샌드위치나 레몬차를 시키는데 돈 아끼고 싶을 땐 커피도 마신다. 음료를 홀짝홀짝 마시면서 책 보거나 뭘 쓰거나 한다. 하루 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 이때를 놓치면 내 시간이랄 게 없으므로 죽어도 확보하고 싶다.
AM 10:00
두 입 먹은 아메리카노를 하수구에 쏟아붓고 출근.
PM 18:00
퇴근. 이 시간대 출판단지에서 나오는 마을버스는 지옥의 콩나물 시루다. 남의 숨결과 뱃살을 느끼며 교하 들어오는 그 길 얼마 되지도 않는데 신호는 왜 이렇게 긴지 몰라. 몸은 내렸는데 가방이 끼어 못 내릴뻔한 적도 있다. 그래도 일단 타면 다행이다. 만원버스가 정류장을 스루하면 다음 차가 거의 30분 뒤에 오는데 그 차도 만차가 아니란 보장이 없다. 눈앞에서 한 대 놓치면 그냥 걷는다. 어쩔 수 없다. 불평불만 없이 되도록 무념무상하게 걷는다. 30분이 지나면 목덜미에 육수가 질질 흐르고 머릿속에는 시발거 이 짓은 더 못한다 전동킥보드라도 사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아파트단지 앞에 도착하면 며칠 굶은 사람처럼 GS25에서 김밥 한 줄을 사고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적우적 먹는다.
PM 18:30
라면 물 끓을 동안 망치한테 츄르 한 개 준다. 이때만큼은 갑질의 즐거움을 만끽. 라면에는 청양고추를 팍팍 썰어넣는다. 아니면 고춧가루(집에 있는 거 하나도 안매움)을 퍽퍽 넣으면 까끌거리고 풋내 나는데 그게 맛인 것 같다. 내일은 마라샹궈 먹으러 나가고 싶다고 매일 생각하는데 시간이 없어. 주말에 갈 거다.
PM 19:00
다시 부업 시작. 피곤해도 이렇게 해야 주말에 친구들 만났을 때 펑펑 놀 돈이 생긴다는 점을 가슴에 새김.
PM 21:00
연습실 감. 갈 때는 가기 싫은데 올 때는 잘 왔다 싶음. 코인노래방 대체재로(온리 놀 생각으로)선택한 보컬학원인데 첫 수업날 "연습을 안 해오면 뭐다? 혜진씨는 돈 낭비, 저는 시간 낭비. 연습 해와요~ 알죠? ^^"하는 선생님의 말에 충격먹고 웬만하면 연습 감. 근데 뭔가 광기의 아울렛이라 할까 스트레스가 풀림. 노래실력이 느는지는,,, 에헴
PM 22:00
집 와서 부업 다시 시작
PM 00:00
부업 마무리되는 대로 씻고 눕는다. 폰 만지거나 티스토리에 뭐 쓰면서 잠잘 시간을 갉작갉작. 모닝콜까지 5시간도 안 남았으면 복식호흡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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