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 2개월 차 모닝 루틴☀️ :
5시 10분에 일어남 → 6시에 나감 → 7시 합정역 도착 → 아침 작업하다 학교감
옆자리 친구한테 현웃 터지는 책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심너울의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를 추천받았는데 「경의중앙선에서 마주치다」 읽고 눈물로 배꼽 잡았다.
통학 통근, 경기러라면 관심 가지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학교 수업 시작은 9시 반인데 여섯 시에 나온다.
뭐하러 일찍 나오냐면 30분만 늦게 떠나도 출근길에 걸리기 때문이다.
6시에 타면 35분만에 슝 올 수 있지만
6시 반에 타면 7시 반에 오그등요,,
7시 반에 타면? 9시 반에 도착^^!
서울 나갈 때 출판단지 쫘라락 훑고 나가는데
북센 지날때 제발 여기서 내리고 싶다 여기까지만 왔다 갔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이다.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란 이런 상황을 말하는 거였나ㅠ
약 오르는 게 가다 보면 하늘색 다리(마곡대교래요)에
주황색으로 깨발랄하게 "Seoul Welcomes You!"라고 써 있는데
딱 그 다리 밑부터 막히기 시작한다. 여섯 시 반인데. 엄청 얄미움. 서울... 이딴 환영 필요 없다고...!!
암튼 간에 버스에 갇혀서 지각할까 마음 졸이느니 일찌감치 슝 오는 게 속편하다.
일찍 와서 작업하려고 합정역 근처 공유 오피스에 100시간권 끊어서 알차게 쓰고 있다.
아침에 가면 그로기 상태 좀비대학생들이 여기저기 널부러져 자고 있고
쓰레기통은 밤새 넘쳤고 실내 공기엔 인간 쉰내가 그득하다.
상쾌한 모닝 루틴 작업하고는 거리가 멀지만 장르소설 표지 만들기엔 좋은 것 같다... 그렇다 치자...!
입학 전까진 커피 한 잔에 밤 꼴딱 새던 카페인 약골이었는데
요즘은 아침에 쓰리샷 점심에 쓰리샷 마셔도 자정 넘으면 기절한 것처럼 잘 잔다.
출판학교 다 좋고 너무 좋고 뭐 하나 아쉬운 게 없다.
아쉬운 건 와따시 체력뿐,,, 밤샘 못합니꽈? 과제 이것밖에 못해요? 네 못해요... 눙물
예상보다 훨씬 에너지가 많이 든다.
특히 표지 만드는 수업. 너무 어려워서 정신 못 차리겠다.
그간 '적당히 그럴듯하게 만드는' 게 디자인인 줄 알았는데 여기선 어림도 없다.
이런 치열함에 목말랐던 거지만
'디자이너가 독자의 눈높이를 맞추면 안 된다. 앞서서 선도해야 한다'는 요구만큼은
무척 아득하고 도전적이고 큰 숙제처럼 느껴진다.
그럴 땐 2대 쭈굴 탈출 강령
(1) 너무 잘하려다가 망한다
(2) 언제부터 그렇게 잘했다고
외치고 과제한다.
해가는 것과 통과되는 건 또 다른 얘기긴 한데
일단 해 가는 것에 의미를 둔다... 크흡...
그런데 툴 다루는 수업은
진짜 너어무 쉬워서 또 놀란다.
쉽다기보다는 뭔가 아기처럼 대해 주셔서...
않이 굳이 이렇게까지...? 싶을 정도로...
"여기까지 해보세요~"
"다 되나요? 안되면 손 드세요~"
"자 아까 거기부터 다시 할게요~"
나 학원을 안 다녀봐서 모르는데
컴퓨터 학원 같은 데 가면 선생님들이 원래 이렇게 서윗한가?
공교육의 딸은 이런 친절 적응이 안되고
혼자 내적 친분 쌓아서 용기 얻고 세상 허술한 질문 막 던지고 그런다.
교수한테 잘 보여서 학점 잘 받아야 할 때는 못 물어봤겠지만
천둥벌거숭이처럼 굴어도 여기는 평가가 없잖아요~! 후하하
아 행복하다...
응애입니다.
인간은 역시 배워야 된다
할 줄 알던 것도 전문가한테 체계적으로 배우니까
이 경고창이 이런 의미였구나. 내가 이걸 몰라서 그때 망했구나~를 알게 된다.
좀 통탄을 금할 수 없고 재밌고 어이없고
아마추어 탈출의 빛이 보여서 설렌다. 특히 그렙 같은 거.
존재는 알았는데 필요할 때만 네이버 검색해서 깔짝 쓰고 말지 뭐 활용할 생각을 안 했었다.
나새끼 천군만마를 두고 무슨 뻘짓을 해온 건지.
인디자인 메뉴 하나하나 의미 없는 게 없던데
경이롭다 프로그램의 세계....
테크니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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