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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생활

무지외반증 수술 후기 : 아파 뒤질뻔^^! (사진징그러움)


*요약

- 신촌에 있는 커어어어다란 병원에서 무지외반증 수술. 

- 최소침습적 절골술, 왼발만 함

- 수술비: 79만원

- 회복기간: 일주일간은 누워만 있을 것을 각오해야 함 

- 주의사항: 내가 수술실에 들어간 사이에 엄빠가 간호사로부터 이상한 연고와 보습크림 같은 것을 강매(?) 당함. 엄빠 말씀으로는 간호사도 내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팔아야 하는 처지인 게 눈에 선해서 외면할 수가 없었다는데,,, 가격이 리얼 사악하므로 소신껏 결정하십시오.

-결과: 왼발의 엄지발가락에 주목. 둘째발가락과 드디어 이별했다. 








증상: 발가락 관절이 쑤시고 오래 걷지 못함. 게다가 갑자기 발 사이즈가 커짐. 고등학교 때까지도 신발 235를 신었는데 몇 년새 260이 됨.

이번에는 더 심한 왼쪽만 하기로. 힐을 많이 신으면 생기는 병으로 알려져 있는데, 만년 운동화인 나한테 이 병이 왜 생겼는고 하니

관련 이미지

발이 너무 유연해도 무지외반증이 생긴다고 한다. 베이턴 테스트(관절 불안정성 검사)에서 4점 이상이면 관절 질환에 유의해야 함. 유연하면 무조건 좋은 건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니!


진단 결과 심하지는 않은 무지외반증이고, 참을 만하면 참아도 되지만 수술 없이 알아서 낫는 병은 아니라고 했다. 전에는 발 옆면을 15cm가량 째서 했었는데, 요즘은 기술이 좋아져서 구멍 세 개 뚫고 한단다. 말단이라 통증은 좀 있겠지만 2박3일 입원 후 바로 걸을 수 있다고... 그랬잖아요 교수님...!!  


(입원함)

수술 당일 빡침: 새벽 6시에 담당 전공의로부터 전화가 옴. 자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다짜고짜 수술해야 하니 가능한 빨리 병원으로 와 달라 함. (할많하않) 큰 병원이라고 시스템이 완벽한 건 아니라는 걸 알았다.

힘든 것: 링거바늘로 항생제 넣을 때 정수기처럼 눈물을 짜냈다,,, 팔을 전자렌지에 돌리면 이런 기분일까? 속에서부터 팔이 불타는 기분이야... 마취과 선생님께 여쭤 보니 수술 이력 없고 혈관이 새거인 사람은 더 irritate할 수도 있다고 했다.

후회되는 것: 수술실 신기해서 자꾸 고개를 들어서 주변을 봤는데 그 때마다 고개 들지 말라고 마취약이 역류해서 두통 생긴다고 지적받음. 근데 신기하고 구경하고 싶어가지고 나도 모르게 자꾸 들게 되었음. 이땐 그 두통이 얼마나 뒤지게 아픈 두통이 될지 알지 못했음.

수술 직전: 다리가 거대 하몽처럼 보임. 다리 전체에 빨간약을 발라서 구릿빛 훈제. 투실투실한 살점. 내 다리가 아니라 묵직한 키로수의 정육같이 느껴짐.

반인반햄 상태의 궁금증: 뼈에 철심 박으면 공항 짐검사할 때 걸려요? (아니오.) 지금처럼 하반신만 마취한 채로 수술하면 어떻게 돼요? (그래도 돼요. 뼈 자르는 소리 들을 수 있어요. 무서우니까 보통은 잠드는 약을 이제 저희가 드릴 거에요.) 헉스 그럼 저 잠든중에 헛소리하고 이상한 말 하고 그러는거에요? (아...그러는 분도 가끔 계신데 그거랑은 다른 거에요) 다행이다 저도 잘래요... 이후 개꿀잠 2시간 순삭

(수술 마침)

호오,,, : 마취가 덜 풀린 내 엉덩일 만지면 남의 엉덩이 만지는 기분임. 주물주물...성추행범이 된 기분???

무통주사: 처음에는 소심하게 한 번씩 누르다가 마취 풀릴 때는 아파 뒤지겠어서 두두두두두두두 누름. 어차피 하룻밤새 다 못 쓰니까 팍팍 쓸 걸! 온몸이 몽롱해지는데 기분좋은 느낌은 아니고 어지럽고 메스꺼움. 빨리 주삿바늘 뽑고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듦.

(퇴원함)


거짓말: 퇴원할 때 걸을 수 있다는 말,,,, 그짓말...아니 교수님...깽깽이로 다니는 것도 걷는거냐고요,,, 사실 휘청휘청 하면서 한 발짝 정도는 뗄 수 있지만 발목에 힘이 안 들어가서 다리가 지탱이 안 됨. 이럴 줄 모르고 뒤에 잡아 놓은 연말 약속 다 못 감...


척추마취 후유증: 수술 후 3일정도 일상생활불가 수준의 두통이 있음. 누우면 괜찮은데 몸을 일으키면 5분 안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짐. 괜찮은 줄 알고 외출했다가 쓰러지는 사람도 있다고 함. 아파서 웃음기잃음...

엄지발가락을 뚝 잘라 푹 꽂은 것 같은 비주얼 무엇


(3일차) 엄지발가락 일부에 감각이 없고, 발가락과 발목이 꼼짝하지 않는 게 영 이상해서 병원에 전화해 보니, 빨리 응급실로 오라고 함. 휠체어 이용. 정형외과에서는 수술부위가 아닌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신경과 외래 잡아 줌. 이때 통증은 없어서 난 괜찮았었는데 응급실 의사가 "이 상황에서 저였으면 낙담했을 것 같은데 표정이 밝으시네요." 하셔서 무서웠음.


(5일차) 발목 힘이 잘 안 들어가고 반응이 느리지만 서서히 회복되는 듯. 발가락은 아직도 감각이 없음 뜨거움 차가움도 못 느낌. 초속 5센티미터로 집안 걷기 가능.



(11일차) 부득부득 장얼 콘서트 감. 그가 쩜프쩜프를 외칠때 나는 육체의 감옥에 갇힌 어린양... 공연장이 버정에서 매우 가까워서 다행이었음. 발 헛디뎌서 수술 부위 건드렸다가 길바닥에서 육성으로 소리지름 악! 


(14일차) 실밥과 드레싱 제거. 이제 샤워해도 된다! 아직 붓기 심하지만 걷기는 가능. 전공의 선생님 06학번으로 밝혀짐.


수술 2주차의 엑스레이. 한달간 부종 약 먹어야 함.


수술 한달째


추가) 수술 3개월후. 골진이 나와서 뼈가 붙었음. 까치발, 오리걸음과 과격한 운동 완전 가능.


흉터가 남고 가끔 아프고 감각도 덜 돌아왔는데 전보다 훨씬 살만해졌다.



수술 6개월차) 이젠 뭔 짓을 해도 아프지는 않더라

수술후 / 수술전

아직 신경증상 있음. 뼈 다 붙었으니까 철심 뽑으면 괜찮아질거라는데, 그럴 정도로 불편한 건 아니라서 그냥 이대로 살기로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