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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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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개와 느긋한 아무래도 지혜네 삼촌 평창 집에다 내 염통 일부를 놓고 온 것 같다 맨날 그 생각뿐이다. 지혜가 인스타에 올리는 사진 보고 와 너무 멋지다 생각만 하다가 지난 주말에 다녀왔다. 사진상으론 마당 있는 단독주택에 대형견 여덟 마리가 있는 곳. 큰 창 너머로 아름드리 버드나무가 휘날리고 햇살 좋은 마당 뒤론 그림같이 단풍 든 산 능선이 보이는 집이다. 놀러오라는게 혹 지나가는 말일까 겁났다. 바로 전화 걸어서 이번 주말에 가겠다고 했다. 인스타에는 멋있는 것만 올렸을 거고 현실은 다를 수도 있으니 실망 말자고 다짐하며 버스를 탔다. 근데 결론부터 말하면 현실세계에 구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천국이 그런 게 아닐까. 그 댁의 개들은 내가 이제껏 본 개 중에 가장 튼튼하고 편안해 보였다. 난롯가에 누워서 스르르 잠..
베개 밑에 아침에 눈 떠서 양치하는데 뒤통수가 이상하게 찜찜했다. 중요한 걸 잊어버린 기분이었다. 꿈 꿨나? 어렴풋이 기억해낸 장면은 베개 밑에 뭐가 있었던 거. 뭐가 짜릿했다. 자다가 폰 보려고 손으로 침대맡을 더듬었는데 손이 따끔했다. 베개 아래에. 그럴 물건이 없는데. ? 거기까지 생각하고 침대로 튀어갔다. 베개를 들추고 어제처럼 폰을 집어들었다가 아주 그냐앙 기겁했다. 폰이 맥반석마냥 뜨거웠다. 충전 잭 모가지 한 부분이 시커멓게 타서 끊어질락 말락했다. 가슴 철렁. 누전됐나보다. 바로 콘센트 뽑았는데 그쪽도 뜨거웠다. 이러다 불이 나는거군... 좆될뻔했다... 다인이가 학부생 때 가구 만들어서 팔았는데 구매자가 쓰다 사고 날까봐 걱정했던 거 급 공감된다. 멀쩡했던 충전기도 갑자기 지 혼자 열 받아서 끊어지..
돈벌레 데일리 루틴 잇님들 다들 무슨 요일이 젤 싫으신지... 저는 목요일이 아득하게 싫은데요 그래서 수요일 밤부터 슬슬 기력이 딸리고 화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하루 일과를 적는데 진절머리가 나~! AM 6:00 일어난다. 폰을 확인하고 씻고 고양이 밥 준다. AM 6:30 컴퓨터 앞에 앉아 부업 시작. 에어컨을 제습으로 틀어놓고 제멋대로 젖은 머리가 마르게 내버려둔다. AM 8:15 출근시간은 아직 멀었지만 일찌감치 집을 나섬. 8시 30분에 오픈하는 회사 근처 카페로 간다. 내가 거의 첫 손님이다. 보통은 샌드위치나 레몬차를 시키는데 돈 아끼고 싶을 땐 커피도 마신다. 음료를 홀짝홀짝 마시면서 책 보거나 뭘 쓰거나 한다. 하루 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 이때를 놓치면 내 시간이랄 게 없으므로 죽어도 확보하고 싶다. A..
이슬아 존경 8월 매일 쓰려고 했는데 정신차려보니 뭐 하나 안 올리고 보름이 갔다... 매일 쓰기가 어렵다고 말할랬는데 주말에 이슬아 작가가 '어떻게 매일 쓰시냐'는 질문에 '매일 쓰는 게 더 쉽다'고 했다. "오늘 좀 못 써도 내일 잘 쓰면 되잖아요. 바로 내일 만회할 기회가 주어지는 게 더 쉬워요. 제가 일간 이슬아 전에 주간 이슬아를 한 적이 있었어요. 근데 일주일에 한 편이니까 왠지 엄청 잘해야 할 것 같고, 마스터피스를 해야 할 것 같은거에요. 왜 오랜만에 컴백하는 가수들 보면 엄청나게 준비해서 나오잖아요. 얼마나 그것보다는 오늘은 못했어도 내일 잘하면 되지! 가 더 부담없이 편한 거 같아요." 나는 저 말이 진심이라면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뭔갈 못 쓰는 이유가 '잘 쓰고 싶은 마음'..
피팅룸의 내밀한 전쟁 "매일 천장에서 정체 불명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다는 속옷 가게!" 지난 주 일요일 TV동물농장. 직원은 천장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자꾸 난다며 제보해 왔다. 지렁이무늬 천장을 조금 뜯고 관찰카메라를 설치하니 범인은 고양이였다. 성묘 두 마리와 아깽이 넷으로 모두 여섯 마리. 애청자로서 여기까지는 예상했다. 특이한 건, 어른 고양이 두 마리가 다 암컷이었다. 부부가 애들 데리고 사는 흔한 그림이 아니었다. 자매가 합심해 자식 둘 조카 둘을 돌보는 공동육아의 현장. 전문가는 속옷 가게 천장 속이 "수컷 고양이들의 공격으로부터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선택한 최적의 공간" 이라고 말했다. 속옷 가게의 간판은 블러처리되었지만 알 수 있었다. 저기 일본 속옷 브랜드 에메필이자너. 아는 사람은 알 거다. 거기에 암고..
jejudo 갔다옴 예림이가 찍어줌 사진 맘에들어서 박제
갱얼쥐 검정색 아기 푸들이 회사에 왔다. 행여 밟을까 놀랠까 행동 하나하나가 다 조심스러운 나날. 있으나마나한 꼬리를 떨어져라 흔들어재끼는 게 하찮다가도 경이롭다. 하나 마음에 걸리는 건 다름아닌 펫샵 출신이란 거. 문득 동물공장 산업에 반대한다면서, 누가 펫샵에서 강아지를 사니까 그 옆에 붙어 강아지의 상품성을 야금야금 같이 음미하고 있는 내가 가증스럽다. 인형 같은 아기 강아지를 사랑스러워하는 마음이 죄는 아니라지만 바로 거기 펫산업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아니 그리고 처음부터 우리 고양이처럼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으로 생겼으면 이런 걱정 할 필요가 없고 얼마나 좋아?
토요일은 토마토 혜나장과 첫끼 먹으러 나들이 (실패1) 집앞에 새로생긴 와플가게 갔는데 오픈시간 한참 지났는데도 안열었다. 사장님 sns에 아직 직원 못구해서 늦게 연다고... 출판단지 가서 밥먹기루 했다 명불허전 시골 마을버스 078 탔는데 073경로로 달렸다 이래도 되나 싶지만 우리는 괜찮고 다른 손님들도 괜찮아 보였다 서울이였으면 있을 수 없는 일 (실패2) 목요일 가서 밥먹기루 했는데 가 보니까 불꺼져있다. 아자씨,,,, 5분 전에 전화했을땐 열었다면서요~~~! 어이없슴... 조금 걸어서 아이노스 갔다 파주사람의 완벽한 주말은 아/이/노/스 또 뒷골목에서 뭐 멋진 걸 찍고 있었다. 이제 뭐 찍는지 관심도 없다 출판단지에서 현생 사는 모든 사람들이 그러할듯해 아이노스에서 국어 쌤이 밥 사줬었다 나 고등학생 때 영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