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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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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소금전 <호모 소금 사피엔스>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I18.5.1.~18.10.31.무료관람 (경복궁 통해서 오면 경복궁 입장료 내야함) 오늘 본 건 야무지고 재밌는 전시였다. 국립민속박물관 이런 곳이었어?강의실 복도에 포스터 보고 왔다. 게시판에 와장창 붙은 포스터 중에 특별히 졸귀길래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소금의 흰색마다 빤딱하게 에폭시가 되어 있는 게 또렷하고 귀여웠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내 회전문 리스트에 없던 데라 (가보지도 않았지만)노잼이겠거니 했는데 웬걸 재밌잖아? 실물 이제야 봤다. '끔찍한 혼종', '군사정권의 만행', '사상 최악의 현상설계' 건물! 앞쪽으로 튀어나온 콘크리트 구조물은 불국사의 청운교 백운교, 위에 탑 같은 건 법주사 팔상전을 베낀 것. 저 높은 게 전부다 그냥 장식이고 공간은 1층뿐이다. 소금 ..
<IMF 키즈의 생애> 안은별, 코난북스 '자전적'이란 단어와 엮인 모든 걸 'TMI', '안물안궁'과 등치시키고 눈길도 주지 않았었다. 원체 타인에 관심이 없는 성격 탓이기도 할 테고, 그간 접해 온 자전적 글이랄 게 결국 꼰대 할배의 인생 훈계질에 불과했단 기억 때문이기도 할 거다. 그런 내가 결정적으로 이 책을 읽게 된 건 한 강려크한 촌평 때문이었다. 이렇게 시작한다. "인정하건대 나는 남성 진보지식인들을 혐오하는 경향이 있다. 진보라기에는 매번 진부한 논리로 미지근한 소리를 해대도 선생님 대접을 받으며 기름지게 늙어가는 팔자가 배 아프게 부러워서랄까."(약 오 년 후 내 입에서 나올 소리 같다는 진한 예감) 이어 필자는 담백하게 '재밌다'고 추천했다. 읽었다. 정말 재밌었다.어차피 인생의 판도는 크게 바뀌지 않는구나. 앞날을 결정하는 ..
서울국제도서전 SIBF 2018 2018 서울국제도서전코엑스 A, B1 hall2018. 6. 20. ~ 2018. 6. 24. 출판사 부스들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보는 데 4시간이나 걸렸다. 오전부터 사람도 많았고 곳곳에서 진행되는 부대 행사마다 객석이 가득 찼다. 외국인들과 취재진도 많았다. 동네책방에서 많이 봤던 잡지들도 부스를 냈다. 무슨 기준인가 했더니 더북소사이어티가 큐레이션했다고 한다. 으음 그렇구나. 문학 자판기. 버튼을 누르면 랜덤 소설이 인쇄된 작은 종이가 나온다. 괜히 운명적인 글귀 같다. 파주출판도시도 부스 내고 홍보중이었다. 받은 책자 예상 밖으로 크고 탄탄하고 내용 알차서 좀 놀람. 그나저나 사람들은 언제쯤 파주가 유잼 도시인 걸 알려나 실험적인 책은 많지 않았다. 사진 속 그림책 공방이 제일 독특했음. 더북..
6.20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나들이 며칠동안 셤 공부한다고 커피 마시고 적게 잤더니 급기야 마지막 날인 오늘 아침엔 인간이기보다 물 젖은 솜뭉치에 가까워졌다.시험 끝나니 어김없이 종강 현타가 쓰나미처럼 밀려오고 날은 덥고 몸은 피곤하고 삶의 질이 파국이라 특단의 조치우울할 기력까지 소진해버려서 우울을 극복하자. 간다 미술관 걷는다 땡볕! (괜한 짓이다 따릉이 빌려서 중랑천이나 달릴걸 그랬음) 폰카로도 느껴지는 미친 햇살. 오늘 두시에 유현준 건축가 강의 왔던데 두시 십분에 도착했더니 만석이라 못 들어갔다. 여기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고 긱사에서 걸어서 20분 걸린다. , , , 이렇게 네 전시 진행중이다. 사물탐구놀이는 옛날에 봐서 오늘은 앞에 세 개만 보기로. 글자만 봐도 재밌어 보임. 디자이너가 마우스로 쓴 글씨라고 한다. 80년대생..
성곡미술관 <독일디자인 100년> 성곡미술관 2018. 5. 25 ~ 8.26주최 성곡미술관, 주한 독일문화원입장료 10000원 나 공디러 안 가고 못 배기는 전시 주제다.가기 전에 네이버에 검색해서 리뷰를 찾아봤다. 딱히 땡기지 않았으나 우리 전공이니까 보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이미 다녀온 사람들이 한결같이 노잼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타이틀은 이지만 내용은 구체적으로 '독일디자인연맹(DWB)'의 1907년~2007년 아카이브다. 독일공작연맹이라는 번역어가 더 익숙한데, 왜인지 전시 관련 모든 텍스트에서 Der Deutsche Werkbund 를 '독일디자인연맹'으로 번역했다. 혹시나 해서 구글에 '독일디자인연맹'을 검색했더니 온통 이 전시 보도자료다. 혼자 보다가 2시 도슨트 투어 시간에 맞춰 합류..
건대 인덱스 <100 Films, 100 Posters> 건대 커먼그라운드 인덱스index 나 공디러 포스터 디자인이라는 신세계를 접함.일단 많이 봐야겠다 싶어서 정보 입수하자마자 달려갔다. "포스터는 기본적으로 영화를 홍보하는 도구이지만 영화의 영감을 증폭시키고, 시각 이미지로서 어느 영화를 상징하는 자율적인 매체이기도 하다." 나는 전주국제영화제 초청 영화 100편 중 단 한 편도 안 봤고 포스터 구경만 했다.아마 영화를 기깔나게 잘 표현한 어떤 포스터의 진가는 몰라보고 지나쳤겠지만시각적으로 매력 넘치는 이미지 구경만으로도 눈 호강 잘 하고 왔다. 영화도 안 본데다 포스터 만드는 프로세스도 전혀 몰랐는데, 캡션에 친절하게도 디자이너가 직접 설명해주는 듯한 작품해설이 적혀 있어서 열심히 매치하면서 봤다. 기성 영화 포스터만 봐 온 나로선 '자율적인 매체'로서..
2018 더 스크랩 THE SCRAP 2018 THE SCRAP 2018. 6. 9 ~ 6.13, 문화역서울 28410:00~19:00 (입장마감 18:30)입장료 무료 토요일 오전. 전시 오픈시간 30분쯤 지나 도착. 말로만 듣다가 처음 와 봤다. 더 스크랩! 오늘 볼 건 A4 크기로 프린트된 사진 1000장. 100명의 작가가 10장씩 출품했다.무기명으로 랜덤하게 진열되어 있다. 5장 3만원 / 10장 5만원 구매권으로 사진을 구입할 수 있고 구입 후 사진 뒷면에 적힌 작가 정보를 알 수 있다. 긴 테이블에 사진이 쭉 전시되어 있다. 느낀 점 1. 우와 여기 편하다. 미술관 감상은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읽고 관찰하고 생각하는 데 품이 많이 든다. 그 점에서 작품 정보가 비공개인 의 제약은 확실히 덜 고민하게 한다. 한 장에 오천 원밖..
홍윤주 <진짜공간> 프로파간다, 2017 1. 올 봄 도쿄에 놀러갔다가 국립신미술관에서 열린 안도 다다오 전시를 볼 기회가 생겼다. 도쿄 사람들의 높은 관심도와 진지하고 차분한 관람 태도가 가장 놀라웠고,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건 이거였다. 안도의 작업 중에는 대중에 개방되지 않은 개인 주택이 많다. 그래서인지 전시 캡션에 작품 설명만큼이나 건축주 인터뷰가 비중 있게 실려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건 한 열대 지방 바닷가 주택 건축주의 인터뷰였다. 안도 다다오의 트레이드마크인 4분할 전면 창이 바다를 향해 나 있는 주택이었다. 건축주는 빛과 풍경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다가, “물론 창이 크기 때문에 벌레가 많이 들어오는 점은 곤란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벌레도 우리의 친구’라고 했다. 두뇌 풀가동 모드로 캡션을 읽다가 킥 하고 웃어버렸다..